Skip to content

복음주의클럽

조회 수 12230 추천 수 3 댓글 0

픽사의 애니매이션 <라따뚜이>의 주인공 레미는 냄새만으로도 무엇인지 알아내는 재능으로

그가 속한 공동체에서 음식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내는 일을 맡게 됩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레미는 쥐이며, 레미가 속한 공동체는 쥐떼이고,

레미의 재능은 쓰레기통에서 뒤진 음식물이 먹을만한 것인지 아닌지 판별하는지 쓰이게 되는 것이죠.

물론 영화는 레미가 요리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그의 특별한 재능은 음식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 가려주는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평론가도 반할만한 프랑스 요리를 만드는데 쓰이게 됩니다.


영화 노아나 트로트에 관한 기독교인들의 논쟁을 보면서,

많은 목회자들이 레미가 기존에 맡았던 일들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리 먹어보고 먹어봐도 되는지 아니면 안되는지 알려주는 일 말입니다.

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되겠죠. 

올해 말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엑소더스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몹시 궁금합니다.

논쟁적이기 보다는 스펙타클하게 갈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스펙타클은 환영받지 않을까요?


어찌보면 현대세계에서 목회자들의 역할이 그렇게 소비되고 있는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문화적 혹은 도덕적 이슈들에 대해서 대신 결정을 내려주고 편 가르는 역할로 말이죠.

지금까지 구축된 기독교 세계에서 갈등이나 고민을 겪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역할 말입니다.

레미가 했던 역할이 맛있는지 맛 없는지가 아니라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 구별했던 것처럼

많은 목회자들이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알려주느라

인생의 다양하고 깊은 맛들은 놓치고 있지 않나 염려되곤 합니다.

안전한 기독교 세계는 구축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지루하고 따분한 세상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특정 이슈에 있어 그렇게나 적대적인 것 역시

지루하고 따분하게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한 반대작용은 아닐까요.


사실 봐도 되는지 안 봐도 되는지 대신 구별하는 주는 능력은

어린이용 만화에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린이용 만화에 그런 재능을 쓰진 않죠. 혹은 대중적이지 않으니까요.


목회자들이 스스로 몽학선생에 머무르기를 자처한다면 교회에는 어린이들만 남아 있겠죠.

하지만 자라는 아이들은 곧 알게 되죠.

몽학선생이 더 이상 자신에게 필요없음을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스토리텔링이 헐리우드 자본의 편집권의 인정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대중들이 몽학선생의 영향력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교회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슬퍼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노아>를 먹다가 체한 한국교회가 걱정스럽습니다. 

나쁜 것을 먹어서가 아니라 소화기능이 약해진 게 걱정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클럽 라운지 [공지] 새 사이트 가입에 관해 [1] 현철 03.11 63712 1
공지 클럽 라운지 게시판 안내 - 클럽 라운지는 소개하는 곳, 더 스테이지는 논쟁을 벌이는 곳입니다. :) 현철 03.10 58301 5
공지 클럽 라운지 가입 과정의 애로 사항을 알려주세요. [8] 클럽장 03.10 69871 2
62 더 스테이지 프로젝트 <예수님을 팔아 장사하는 분들의 좌판을 엎는 이야기, <쿼바디스>>의 282번째 후원인이 되었습니다. 함께해요! 애드키 09.18 17895 1
61 더 스테이지 프로그램, 이벤트 중독에 빠진 교회 디트라이브 04.08 13264 5
60 더 스테이지 퀴어퍼레이드 이후 동성애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3] YJYJY 06.09 18278 5
59 더 스테이지 콘트롤 타워는 대체 어디로 갔나? [1] file 클럽장 04.23 12950 3
58 더 스테이지 칼빈주의 공부하다가..의문이 듭니다. [2] 프탄의정신 03.25 18714 0
57 더 스테이지 청어람 집담회 "침몰사회,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2014.05.20) file 클럽장 05.13 14701 1
56 더 스테이지 지식인에 글을 올리고 있었던 일 [1] 국찐이빵 08.11 18421 0
55 더 스테이지 제주 4.3사건, 서북청년단...그리고 한경직 file 디트라이브 04.03 58159 6
54 더 스테이지 정치에 관심 있는 복클러 분들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부탁드립니다. [9] 애드키 04.07 16285 3
53 더 스테이지 잠시 한국에 들어와 계신 선교사님들 자동차 종합보험으로 가입하세요. [2] 육바금지 03.14 8220 1
52 더 스테이지 일베 전성시대가 끝나가고 있답니다. [3] 클럽장 01.12 12530 8
51 더 스테이지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 cer 08.19 16425 1
» 더 스테이지 우리의 공동체에는 음식의 독을 찾아내는 감별사가 필요한가요? 길버트 03.28 12230 3
49 더 스테이지 왜 하나님은 니느웨 사람들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셨나요? [1] 배정모 03.22 9243 0
48 더 스테이지 영화 “노아”를 보고: 21세기에 노아 말 되게 읽기 tearpark 04.04 13770 2
47 더 스테이지 영화 '쿼바디스' 전국 시사회를 만들어 봅시다 [1] 클럽장 08.10 17113 1
46 더 스테이지 영화 '쿼바디스' 전국 시사회 열렸습니다. file 클럽장 10.12 16868 2
45 더 스테이지 여러분의 2014년은 어땠습니까? 클럽장 12.09 13944 0
44 더 스테이지 여객선 침몰 관심을 바라보는 나의 입장 일상맨 04.24 8994 -2
43 더 스테이지 안부 전화, 남성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 [4] 푸른너 06.12 13634 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Next ›
/ 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2014 복클.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